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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 여행

[140610~140613]전라도 자전거 여행(2) - 화개장터, 섬진강 자전거길

돼지 국밥 : 6000원

감말랭이: 10000원(한봉지)

 

자기 전에 스트레칭을 해서인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엉덩이 빼고는 괜찮았습니다.

엉덩이는 자전거 안장에 계속 눌려서 멍이 들었나봅니다. 

새벽에 비가 엄청나게 내리길래 걱정했는데 우려와 달리 동이 트니 비가 싹 그쳤습니다.

 

다시 화개 장터로 돌아가 돼지국밥 한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전날 국밥집 앞에 터키 아이스크림이라고 팔길래...거금(?) 3000원에 사먹었는데...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양질 면에서 모두 별로 였습니다.

 

화개장터 가시는 분들 터키 아이스크림 사먹었다 후회하실 수 있습니다. :(

 

 

  

아는 분이 화개장터에서 감말랭이가 맛있다하여 감말랭이 두봉지를 샀는데...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자전거 타면서 감말랭이를 계속 꺼내 먹었는데 같이 갔던 모두가 감말랭이 구입은 신의 한수였다 입을 모았습니다.

 

 

 


경치도 너무 좋고, 그냥 찍으면 작품(?)이 됩니다.

그리고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동물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람쥐, 뱀, 개구리...흠 끝인듯ㅋㅋ

같이 동행한 한명은 양봉장을 지나던 중 벌로 추정되는 곤충에 쏘이기도 했습니다.  


 

화개장터를 떠난지 2시간쯤 지나 구례를 지날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친구 자전거 펑크로 잠시 쉬어갑니다.

펑크가 났지만 미리 예비 타이어를 챙겨갔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수리할 수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공중 화장실도 매우 많기 때문에 화장실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단, 휴지는 챙겨가세요.

아래 사진, 왼쪽 상단에 보이는 집이 화장실이었어요. 

 

이 날은 날씨가 매우 무더웠고, 구례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오르막 내리막이 많이 반복되어 많이 지쳤습니다. 점심 먹을 곳도 마땅히 없어...일단 계속 달렸는데 나중에는 물도 다 떨어져 탈진할 뻔 했습니다.

 

아래 사진의 두바퀴 쉼터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구요. 12000원(무슨 메뉴인지는 모르겠네요.)이라고 해서 그냥 가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횡탄정 인증센터에서 찍었습니다.

 

 

매우 허기진 상태로 라이딩을 하던 도중 음식점이 400m 근처에 있다는 표지판을 발견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표지판 방향으로 따라갔는데 1키로는 더 갔든 싶은데 음식점은 나오지 않다군요. 그리고 보이는 음식점이 50m 남았다는 표지판...저희 주위 200m내에는 논이었는데...실소가 나왔습니다ㅋㅋ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500m 같은 음식점이 주장하는 50m를 달린 결과 문이 닫겨 있는 한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괘씸한 마음에 다들 식당 전경을 사진에 담았습니다ㅋㅋㅋ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 제 머릿속을 스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배달의 민족이다!!'

독도에서도 자장면을 시켜먹을 수 있다지 않았던가!

시켜 먹자고 다들 말하고 있는데 한 어르신이 평상에 앉아계신게 보여 여쭤보았습니다.

여기 뭐가 있겠냐며, 더운데 사서 고생하냐고 뭐라시던 어르,.유병헌 부자나 찾아보랍니다ㅋㅋ

깨알 웃음을 주신 어르신 영상입니다.



어르신을 만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펜션을 찾았고, 그 곳에서 컵라면, 맥주 그리고 시원한 팥빙수를 먹었습니다. 특히 그곳에서 마신 맥주는 평생 못 잊을것 같네요. 카스가 그냥 카스가 아니었습니다. 꿀맛...ㅠㅠ

 


늦은 점심을 먹고 힘을 내어 섬진강 댐을 향해 다시 출발했습니다.

  

 

터널 앞이라 안그래도 으스스한데 바닥 프린팅과 떨어진 체인이 묘한 느낌을 줬습니다.



이 사진은 이 인증센터 도착 직전에 만난 부산 아저씨께서 찍어주신 사진인데 이분이 저희 여행에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어주셨습니다. 그분을 사진에 담아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건은 터널에 도착하기 직전에 있던 오르막에서 그 아저씨를 추월하여 저희가 지나갔고, 터널 앞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있으니 아저씨가 도착하셔서 젊을 때 이런 여행하는 저희가 부럽다...젊을 때 많이 경험하고 즐기라는 덕담을 해주시고, 먼저 가라고 하셨습니다.



터널을 지나 저희가 길을 잘못들어 헛걸음을 했는데 길목에 그 아저씨께서 앉아 쉬고 계셨습니다. 분명 아저씨 앞에 있었는데 저희가 뒤 따라오니 약간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희끼리 웃고 말았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낭간이 없는 다리가 있길래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아 잠시 내려 사진 찍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뒤 따라 오시더니 "너희는 조금 가다가 쉬고 또 조금 가다가 쉬는 모습이 토끼 같다"고 저희의 승부욕을 자극해주십니다.


이때부터 그 아저씨와 저희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시작됩니다. 신기한건 그 아저씨는 페달을 정말 일정하고 천천히 밟으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훨씬 앞서 있다고 생각했는데...어느샌가 뒤에 계시고, 열심히 달리다 또 뒤를 보면 아저씨가 계시고...


저희가 안볼때는 페달을 엄청나게 밟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장군목 인증센터부터는 아저씨를 먼저 보내드렸습니다. 당연히 아저씨한테 말씀드린건 아니고 저희끼리 '아저씨 보내고 우린 나중에 가자'고 된거였죠.

 

장군목 인증센터입니다. 거기 묶여있던 강아지 두마리가 완전 애교가 넘치던 귀염둥이였습니다.

 


해가 지고 있어...서둘렀습니다.

이제 아저씨는 신경쓰지 않고 저희끼리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아저씨가 매점으로 보이는 곳에서 쉬고 계십니다. 그냥 목례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섬진강 인증센터까지 5~6키로 정도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앞에서 자전거 한대가 다가오는데 자세히 보니 그 아저씨였습니다. 저희를 지나가시며, "먼저 간다. 지름길로 왔어"라고 하시네요...뭔가 한방 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OTL  


-부산 아저씨 이야기 끝-

 


실제로 섬진강댐은 4키로 정도 더 가야했지만, 인증센터는 댐에서 4키로 정도 남았을 때 나왔습니다.

물한잔 마시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습니다.


-에필로그-

섬진강댐 인증센터에 도찰했을 때, 이미 시간은 저녁 7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수월한 내일을 위하여 순창까지 라이트를 켜고 국도를 달렸습니다. 마지막 섬진강댐 인증센터가 있던 마을을 막 빠져나왔을 때 부터 완전히 어두워져 안전을 위해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3박4일 일정 중 순창으로 넘어갈 때가 가장 재밌었습니다. 


마을에서 빠져나오면 급하지 않은 경사를 꽤 오랫동안 (체감으론 20분 정도) 올라가야 했습니다. 다들 매우 지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어렵지않게 긴 경사를 올라갈 수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르막 끝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순창까지 이어지는 끝 없는 내리막이 계속 되었습니다. 


많은 하루살이들과 가끔 정체불명의 큰 곤충들이 얼굴에 부딪힌 것만 빼곤 그날의 피로를 다 잊게하는 내리막이었습니다. 어둡지만 않았더라면 더 속력을 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순창은 밤 9시30분이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고, 순창 버스터미널 옆에 있던 통닭집에서 1인 1닭과 엄청난 맥주를 들이켰습니다.


자전거를 타도 살이 빠지지않는 이유...이젠 이해할 수 있습니다.ㅋㅋ